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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화장실 똥 직접 치워보니...

마당쇠행정사 2009. 1. 17. 18:14

오랜만에 문경에 있는 한 공동체 마을을 찾아갔습니다. 이곳은 제가 지난 2000년 12월에 깨달음의장 이라는 수련을 참가하러 찾아갔다가 인연이 된 곳입니다. 대학 다닐 때 부모님과 진로문제로 한참 갈등이 심했고, 학업으로 심신이 많이 지쳐있었는데, 이곳 문경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았고, 그래서 그런지 저에게는 이곳이 제 마음의 고향처럼 늘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행사가 있을 때마다 2박3일씩 내려가곤 합니다.

 

이곳은 문경 정토 수련원이라는 곳입니다. 오늘 찾아갔을 때도 무척 평화로웠습니다. 자신들의 힘든 마음을 치유하러 찾아온 수련생들의 맑은 표정들을 보고 제 마음도 맑아졌습니다.

 

특히 이곳은 <백일 출가>라는 단기 출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백일 출가한 수련생들이 마음공부도 하면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일들도 함께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백일 출가한 수련생들과 함께 <시골 공동체 생활>을 짦은 시간 함께 하며 느낌 점들이 많아서 소개해볼까 합니다. 첫번째 이야기로 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공동체 이야기① - 똥에 대해

 

오늘은 화장실 똥을 치우는 날이었습니다. 이곳 수련원의 화장실은 참 독특합니다. 도심 속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저는 이런 재래식 화장실 풍경이 참 이색적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똥을 누면, 그걸 그대로 통에 받아서, 밭에 거름으로 쓰거든요.

 

똥을 치우는 일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봤거든요. 직접 똥을 치워보니... 처음에는 망설여졌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문경 희양산이 내려다 보이는 해우소. 비우기 볼일을 보면서 감상하는 100만불 짜리 View~

 

저는 장이 튼튼해서 아침을 먹고 나면 어김없이 그곳에서 신호가 옵니다. 특히 이곳에서 지낼 때는 밥을 규칙적으로 먹으니 그분도 규칙적으로 오십니다. 이곳 화장실에서 똥을 눌 때는 힘을 주고 나면 저 밑에서 아주 경쾌한 “퉁~” 소리가 나는 날이 있습니다. 그 땐, ‘음, 똥통을 새로 갈았구나.‘ 다들 그럽니다.

 

똥통을 간다고요? 볼일을 보는 곳을 윗칸이라 하면, 똥이 쌓여가는 저 아래를 아래칸이라 하는데, 아랫칸엔 빈 고무 통들이 주르륵 쌓여 있습니다. 그 똥통이 한 3분의 2정도 차면 새 똥통으로 교체를 해주어야 합니다. 똥통이 무거운 거 같지만 이리저리 비틀면서 옮기면 여자 혼자서도 거뜬합니다.

 

 

문제는 이 똥통들이 다 차서 교체할 빈 똥통이 없을 때입니다. 그 땐, 대단위의 “똥내리기“ 대작전에 돌입해야합니다.^^ 

 

 똥내리기는 적어도 5-6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 공동체 식구들에게 공지를 하고 운력에 붙입니다. (여기서 운력이라 함은 공동노동 그런 뜻입니다) 1년에 3-4번 있는 “똥내리기”를  이렇게 합니다.

 

사진을 통해 다시 설명을 드릴께요. 이렇게 똥을 치웠답니다.

 

 1. 아랫칸의 똥통을 밖으로 꺼냅니다. 밧줄로 똥통을 묶습니다.  

 

 2. 평지로 똥통을 내립니다.

 

 3. 아래쪽 사람들은 똥통을 잘 받아 줍니다.  

 

 4. 트럭에 가득 싣고 저 밑의 퇴비장으로 달립니다.

 


5. 퇴바장에 똥을 붓고 톱밥으로 다시 잘 덮습니다. 여러달 동안 삭힙니다.

 

이곳에선 똥을 아주 소중하게 모읍니다. 왜냐면 여기서 수련하러 온 사람들이 남기고 간 똥은 다음해 이 마을 공동체 식구들이 먹을 음식들의 양식이 되기 때문입니다.

 

윗칸에서 똥을 누고 나면 옆에 마련된 톱밥을 두어 바가지 퍼서 붓습니다. 그러면 똥은 저 아래서 코코넛 가루가 얇게 뿌려진 케익처럼(^^) 톱밥으로 코팅이 됩니다. 그럴 때 파리나 다른 벌레들의 번식도 줄고 냄새도 훨씬 덜 납니다. 톱밥 대신 왕겨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톱밥이 왕겨보다 훨씬 싸다고 합니다. 예전에 불을 때고 남은 하얀 재를 톱밥대신 붓곤 했는데 불씨가 남아 있는 줄 모르고 부었다가 아랫칸에서 불이 나서 해우소를 홀라당 다 태워 먹을 뻔 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뒤론 아무리 암모니아 냄새가 덜 난단다 하더라도 재를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똥이 톱밥이랑 뒤엉켜 잘 삭게 되면 똥의 형태는 거의 없어지고 윤기가 자르르 도는 밝은 갈색의 톱밥만 남습니다. 냄새도 안납니다. 그러면 필요할 때 가서 트럭에 실어다 밭에 가져다 뿌립니다. 이 기름진 똥이 뿌려진 밭은 이렇게 됩니다.

 

 

밭에 똥으로 만든 거름을 뿌리고 나니... 참 많은 생각들이 들더군요...  

 

"이렇게 길러진 농작물들은 다시 내 입속으로 들어가고, 

 내 입속에 들어갔다가 몸속의 장을 통과한 일부는, 화장실 통에 담겨있다가, 퇴비장에서 삭혀지고,

 다시 이 농작물들에게로 흡수되고 잘 자라난 이들을 나는 다시 삼키고 통과시키고..."

 

 이런 나와 자연의 밀착된 호흡을 바라보니 무척 경이로웠습니다. 

 내가 숨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대해 말 못할 감사함이 밀려왔습니다.  

 

도심에서 살아가는 저에게는 <똥 치우는 일>이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이었고, 무척 꺼려지고, 생소한 풍경이었지만, 자연에 대한 소중함과 똥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보통 똥이라고 하면 으레히 싫다는 부정적 인식이 강합니다. 이곳에서 똥 치우는 일을 직접 보면서는, 같은 똥이지만, 그것이 도시에서처럼 수세식 변기를 통해 하수구로 들어가 버리는 게 아니라, 밭에서 거름으로 쓰인다면 가치가 100배 생겨나게 되는구나... 같은 물건이라도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참 달라진다... 한낮 보잘것 없는 똥이라 할지라도, 장소와 용도에 맞게 얼마나 잘 쓰느냐에 따라,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가만히 눈을 감고 우리 몸에 영양과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자연에 대해서 무한한 감사함을 한번 느껴보세요. 도시 속에서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더욱 필요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 덧붙여

   위에 소개된 사람들은 모두 <백일 출가>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행복이란 것이 모두 내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이 분들의 밝은 표정과 생활 모습 속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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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희망플랜
글쓴이 : 희망플래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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