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이 이른바 ‘대박’날 수 있다는 근거는 독일 통일에서 경험적 근거를 찾아봐야 할 듯하다. 독일은 1990년 통일 이후 10년 동안, 급속한 흡수통일로 인한 준비부족으로 통일비용 과다지출, 사회적 혼란, 동서독 주민간 정서적․심리적 분열 등 후유증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후 10여년 만에 독일은 통일 후유증을 극복하고 유럽 최강, 세계 4위의 경제 대국으로 떠올랐다. 독일은 통일비용으로 2조 유로, 우리 돈으로 3천 5백조 원 이상 쏟아 부었지만 독일 통일은 그 이상의 편익을 내며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 남북한은 어떨까? 현대경제연구원은 통일한국의 경제규모가 2050년이면 세계 8위에 오르고 1인당 국민소득도 일본을 추월해 8만6천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통일한국의 연간 GDP가 6조 달러로 2050년에는 세계8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통일연구원은 오는 2030년 통일이 될 경우 20년간 지출될 통일비용은 3440조 원인 반면, 편익은 6400조 원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는 남한의 기술과 자본, 7천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북한의 지하자원, 국제사회의 투자 등이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반영된 결과다.
이같은 전망이 고무적이긴 하지만 통일을 경제적인, 혹은 정치․군사적 편익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대단히 근시안적이고 위험하다.
더구나 통일이 검증할 수 없는 미래의 일이라는 점에서, 또 통일비용과 편익의 추계가 연구자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통일 논의는 이데올로기적 논쟁으로 비화하기 쉽기 때문에 소모적인 통일 논의는 자제해야 한다.
통일 논의는 통일비용이나 편익이 아닌 통일 준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준비 없는 통일이 재앙이 될 수 있음은 예멘 사례에서 볼 수 있다.
1990년 5월 북쪽의 예멘 아랍공화국과 남쪽의 예멘 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은 1:1로 대등한 정치적 합의 통일을 이뤘지만 4년만에 내전을 치르고 사실상 무력 재통일을 해야했다.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 없이, 남북 예멘 주민간 이질감이나 갈등해소 노력 없이 기계적인 통합을 한 결과였다.
남북한 통일이 한민족 번영은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까지 기여하는 정도는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의 마음을 얻는 만큼일 것이다.
잔혹한 전쟁을 치르고 60여 년의 분단시대를 살아온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 마음을 얻는 과정은 독일이나 베트남, 예멘 어느 나라보다 어려울 수 있다. ‘통일 대박’의 근거는 남북한 주민들의 마음에 있다. <끝>
이웅수 / KBS 북한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