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부, 건설기술용역 선진화방안 마련
업종ㆍ기술자ㆍ입찰방식도 일원화
설계ㆍ감리ㆍ건설사업관리(CM)로 나눠진 건설기술용역업을 통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칸막이식 업역ㆍ업종ㆍ업무 분절로 인한 비효율을 제거해 국내 경쟁력이 곧 글로벌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제도환경을 구축해 용역업계의 해외진출을 촉진하는 대책이다.
그러나 총선ㆍ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부처ㆍ업종간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통합을 강행하기는 무리이며 미래 청사진만 우선 제시하되 점진적으로 개편, 통합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국토해양부는 2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공청회를 갖고 이런 방향의 ‘건설기술용역 선진화방안’을 공개했다.
방안의 핵심은 설계, 감리, CM, 품질검사, 안전진단 등 개별적 용역업을 ‘건설기술용역업’으로 통합하고 업체, 기술자, 입찰방식까지 일원화하는 것이다.
다만 설계, 감리, CM을 우선 통합하되 품질검사ㆍ안전진단업은 중장기적으로 흡수하는 등의 3가지 절충안도 제시해 급격한 제도변화에 따른 시장충격을 완충할 여지도 열어뒀다.
건설기술용역업은 일반(종합, 토목, 건축, 설비), 안전진단, 품질검사로 나눠 특급기술자 1인을 포함한 3~5인 이상 기술자와 자본금 1억원, 전문분야별 장비(단 종합용역업은 특급 2인 포함 10인 이상, 자본금 2억원) 등을 갖추도록 규정했다.
기술자ㆍ감리원ㆍ품질관리자의 기술인력 분류체계도 특ㆍ고ㆍ중ㆍ초급기술자로 통일하고 관련 업종별 단체와 공제조합도 건설기술용역업자단체(가칭) 등의 형태로 합치는 방안을 모색한다.
용역업체는 시도별 등록제 아래 관리하되 등록취소 등 처분기준과 손해배상 조항도 일원화한다.
설계ㆍ감리ㆍCM 등의 용역입찰 체계는 PQ(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 SOQ(기술자평가), TP(기술제안서평가) 등 3개 제도로 통합하는 방향의 ‘건설기술용역업자 선정방법 가이드라인’을 정부가 제시하되 세부 입찰방식은 발주기관이 시설물 특성에 맞게 재량껏 운용토록 한다.
업체관리는 12개 분야의 수주실적을 신고토록 의무화하고 이를 인터넷상으로 실시간 공개하는 한편 중소용역사의 어려움을 감안한 유자격자명부제와 건설업과 유사한 도급하한제 도입도 검토한다.
용역비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현실화한다.
현행 공사비요율방식, 정액적산방식을 실비정액가산방식, 총액계약방식으로 다각화하고 건설기술용역 대가기준 통합안도 마련한다.
발주방식도 설계ㆍ감리 통합발주나 CM발주 등으로 다각화해 업종 통합을 선도하는 쪽으로 개편한다.
이에 더해 용역업계의 해외진출 촉진을 위한 정부 지원 근거를 관련법령에 명시하고 해외진출을 일괄 지원할 민관합동 해외진출지원협의회와 해외건설기술용역 진출 전문 합작회사도 설립한다.
녹색성장 및 원천기술 개발업체를 우대하고 국가 R&D사업에 대한 용역업체 참여를 촉진하는 한편 건설기술진흥 우수연구소ㆍ기술자제도와 통합 건설기술아카데미 등도 신설해 업계의 기술력 배양을 돕는다.
연구용역을 맡은 진경호 건기연 수석연구원은 “건설기술용역업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방대한 작업이지만 정부 의지가 확고한데다 비효율적 칸막이식 업역구조 아래 가중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업계 역시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차질없이 이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진숙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도 “건설기술용역 부문에 근본적 변화를 유도하는, 파급효과가 큰 방안 특성상 이번 안에 대해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정제된 개선안을 도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건설용역업계의 중론은 지나치게 파격적인 안이 너무 빨리 나왔다는 쪽으로 모인다.
감리업계 한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방향성이 맞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통합대상에 설계까지 포함한 것은 너무 파격적”이라며 “엔지니어링산업을 관장하는 지경부나 입찰제도를 관장하는 재정부 등 관련 부처 설득도 문제지만 총선,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부처ㆍ업종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통합안을 강행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설계업계의 한 관계자도 “관련 협단체 난립으로 인한 업계 부담 감축 등의 장점이 크지만 사안별로 들어가면 설계ㆍ감리ㆍCM 등 업종은 물론 대중소 업체간에도 대립할 부분들이 너무 많다”며 “방대한 작업 특성상 차기정권에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임기 초 정부가 상당한 부담을 느낄 통합문제에 선뜻 나설 지 의문이고 결국 정부와 정치권의 의지와 전략이 실행 속도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의 업종통합 문제만 해도 수십년째 논의됐지만 겸업제한만이 겨우 풀렸을 뿐, 영업제한을 통한 완전한 통합은 이해관계에 얽혀 여전히 미궁 속인 점이 단적인 사례란 설명이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박하준 국토부 기술정책과장은 “오늘 나온 업계, 단체,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7~8월 중에 개선방침을 확정한 후 올해 하반기 하위시행령 개정에 착수하고 내년 하반기쯤 국회에 상위법 개정안을 제출해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3년 하반기쯤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국토부 소관법령 내의 업역만 조정하는 방안이 대부분이고 업계 역시 공감하는 개편방향이므로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설경제 김국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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