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이야기

[스크랩] 술에 관한 대표적 오해 다섯가지 허시명이 권하는 `막걸리 한 잔`

마당쇠행정사 2011. 1. 9. 17:52

 

술에 관한 대표적 오해 다섯가지 허시명이 권하는 ‘막걸리 한 잔’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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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 성적 발표 하루 전날 고3 학생들을 단체로 만날 일이 있었다. 농림수산식품부 주최로 대구시교육청에서 고3들을 대상으로 ‘건전한 술 문화 조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한 자리였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술을 마시지 말라는 교육도 아니요, 술을 권하는 교육도 아니었다. 술을 마시려거든 우리 술과 문화를 잘 알고 마시라는 교육이었다. 요즘 청소년들이 술을 처음 접하는 연령대는 중학생 무렵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아주 이르게는 초등학생 때인 경우도 있다. 그러니 졸업을 앞둔 고3 학생들 중에는 이미 ‘주당’도 계실지 모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술을 마실 수 있으려면 만 19살이 넘어야 한다. 평균적으로 대학교 1학년 생일이 지나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대학생이 되면서부터 혹은 수능 시험을 치르고부터 곧바로 술집으로 몰려다닌다. 그럼 이들은 음주 교육은 받았을까? 거의 그렇지 않다. 이번 교육은 그런 의미에서 이루어진 자리였다.

술 교육은 여러 가지 방향에서 진행할 수 있다. 술의 원료와 제조 방법, 술을 마시는 예법, 술이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 우리술의 종류, 적정한 음주량, 알코올 중독 등 다양한 시각에서 문화와 과학 원리를 살필 수 있다. 그런데 술 교육을 하다보면 사람들이 술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청소년들은 아예 모르고, 성인들마저 잘못 알고 있는 편견을 풀어주는 것이야말로 음주교육의 시작임을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술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는 무엇일까?

첫째, 술을 마시면 나타나는 홍조증은 혈액 순환이 잘 된다는 징표일까? 아니다. 홍조증은 술에 대한 적신호다. 알코올로 인해 생성된 아세트알데히드가 초산으로 분해되지 못하고 몸에 축적되어서 생긴 현상이다. 이 홍조증은 구토, 두통, 속쓰림 등과 동일한 숙취 현상의 하나다.

둘째, 술을 많이 마셔 울렁거릴 때, 토해야 할까 토하지 말아야 할까?  이 때 참는 게 아니라, 토하는 게 좋다. 구토는 물론 식도벽에 자극을 가해 좋지 않다. 하지만 몸이 알코올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어 빚어지는 현상이니 토하는 게 차라리 낫다. 술을 많이 마시면 급성알코올 중독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때로 슬퍼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술은 흥분제일까, 억제제일까? 알코올을 섭취하면 초기에는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이 흥분되고 위산분비가 촉진된다. 이때 뇌에서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이 생성되는데 이 물질이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 하지만 술은 대표적인 억제제에 속한다. 중추신경을 억제하고, 항이뇨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여 소변량이 늘어나고, 자신을 통제하는 이성을 마비시킨다. 자연, 술에 취하면 내재되어 있던 감정이 분출되는데, 이는 이성과 감정 조절 능력이 마비되고 억제되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넷째, 술맛이 쓰다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왜 술이 쓸까? 곡물로 빚은 술이 제조되는 원리를 보면, 전분이 당화효소에 의해 당이 되고, 당이 효모에 의해서 알코올이 된다. 즉 당이 알코올로 전환된 게 술이다. 그러니까 술맛이 단 것은 알코올로 전환되지 않은 잔당이 남아있는 경우다. 하지만 충분히 발효시키면 단맛을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당이 알코올로 넘어가게 된다. 쓴 맛은 이 알코올에서 느껴지는 맛이다.

다섯째 술 취한 사람 중에는 나중에 자신의 행동은 기억하지 못하면서, 집은 찾아가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럴까? 이는 과음으로 인해 단기 기억 창고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뇌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데, 뇌의 전두엽, 중두엽, 후두엽, 소뇌, 해마, 연수, 중추신경 순으로 마비가 된다. 이 때 해마는 단기 기억을 관장하는 부분으로 이곳이 마비되면 기억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하여 오래된 기억까지 지워지는 것이 아니어서, 사람도 알아보고 집도 찾아가게 된다. 그러나 해마까지 마비되면 위태로운 징조다. 이어서 연수가 마비되면 호흡곤란증이 오고, 중추신경이 마비되면 금성알코올 중독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이 가상음주체험 도구인 고글을 쓰고, 어지러움의 정도를 체험하고 있다.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이 가상음주체험 도구인 고글을 쓰고, 어지러움의 정도를 체험하고 있다.
 
이 날 강연장에서 “술을 많이 마시고도 안 취하는 방법이 없어요?”라고 질문하는 고3 학생이 있었다.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세상에 술을 마시고 취하지 않을 장사는 없다. 다만 술을 덜 취하게 하는 방법은 있다. 옛글에 나오는 얘기인데, 술 한 잔에 물 한 잔을 마시면 몸을 상하지 않는다고 했다. 술은 잇몸으로 취한다는 말도 있다. 물을 마시면 입안에 남은 알코올을 씻어낼 수 있어 좋다. 또한 몸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려면 수분이 필요하다. 물을 가까이 두고 술을 마시는 버릇을 들인다면, 훨씬 부드럽게 술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수능을 막 치른 학생들은 아마도 열아홉 생일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도둑술’을 마실 것이다. 여럿이 모였을 때, 술을 마셔야 대화가 되는 우리 사회 분위기 탓일지 모른다. 그래서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술 교육이 절실하다. 술이라는 물질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좀 창조적인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술 한 잔에 시 한 수를 짓던 우리의 선조들의 풍류를 되살리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될 것이다.

허시명은?

허시명은 대한민국 1호 술평론가이자, 술 기행가, 막걸리 감별사다. 현재 ‘막걸리학교’ 교장이자 (사)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문화부 전통가양주실태조사사업 책임연구원, 농림수산식품부 전통주품평회 심사위원, 국세청 주류질인증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 허시명 술평론가 | 등록일 : 2010.12.14


출처 : 퀸박
글쓴이 : 마당쇠(쉰둥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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